• |

기획특집

국민연금 제때 받을까, 미리 받을까?

국민연금의 노령연금 수령액은 가입기간과 보험료에 비례해서 결정된다. 그런데 같은 기간, 같은 금액을 납부해도 노령연금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하면 노령연금을 빨리 받지만 수령액은 줄어든다. 그렇다면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하는 것이 유리할까?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최대 5년 당겨 받는 조기노령연금 신청자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조기연금 신청자는 2013년 8만 4,960명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3만 6,665명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이처럼 조기노령연금 신청자는 감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령시기 5년 앞당기면 연금액이 30% 줄어든다

본래 국민연금 가입자는 60세가 넘어야 노령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노령연금 개시시기는 출생연도에 따라 차이가 난다. 하지만 반드시 그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조기노령연금 제도를 활용하면 연금 개시시기를 길게는 5년까지 앞당길 수 있다. 

하지만 조기노령연금을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먼저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0년을 넘어야 한다. 그리고 ‘소득이 있는 업무’에 종사해서도 안 된다.
소득이 있는 업무란 국민연금 가입자의 월평균 소득이 최근 3년간 국민연금 전체가입자의 월평균 소득보다 많은 경우를 말한다. 2018년 기준으로 최근 3년간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월평균소득은 227만 516원이다.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했을 때 노령연금을 빨리 받을 수 있는 건 장점이다. 하지만 여기에 따르는 불이익도 감수해야 한다. 연금 개시시기를 1년 앞당길 때마다 연금 수령액이 6%씩 줄어든다. 따라서 연금을 5년 빨리 받으면 노령연금이 30% 줄어든다. 예를 들어 정상적으로 63세부터 노령연금으로 매달 10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면, 조기노령연금을 청구해 5년 앞당긴 58세부터 연금을 받으면 다달이 70만원밖에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이 같은 불이익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조기노령연금을 청구하는 사람은 줄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매년 3만명 이상이 신청하고 있다.

조기노령연금, 오래 살면 손해일까?

그렇다면 불이익을 감수하더라도 남들보다 먼저 국민연금을 받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제때 노령연금을 받는 것이 나을까? 당장 가진 재산도 얼마 안 되고 별다른 소득도 없으면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하는 것 이외에 별다른 방도가 없을 수도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 평균 퇴직연령은 49.1세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노령연금은 출생연도에 따라 60~65세는 되어야 받을 수 있다. 결국 직장에서 퇴직 후 국민연금을 수령할 때까지 소득공백을 피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모아둔 재산이 많거나 일정한 소득이 있다면 좋겠지만, 이도 저도 없다면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하는 것밖에 뾰족한 수가 없다.

하지만 당장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다면, 조기노령연금을 덜컥 신청하기 전에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 많다. 먼저 건강상태와 예상 수명을 고려해야 한다. 1961년생인 유지한 씨가 노령연금 100만원을 63세부터 정상 수령할 때와 58세부터 조기 수령(70만원)할 때 평생 수령하는 연금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비교해보자.

<표2>에서 알 수 있듯이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하면 처음에는 유리한 것 같지만 나이가 들수록 손해가 커진다. 유지한 씨의 경우 73세를 기준으로 손익이 갈린다. 유지한 씨가 73세 이전에 사망한다면 노령연금을 5년 당겨 받는 편이 유리하다. 하지만 유지한 씨가 73세 이후에도 살아서 연금을 수령하고자 한다면 제때 노령연금을 받는 것이 낫다. 유지한 씨가 93세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정상적으로 노령연금을 받는 것이 5년 먼저 조기 수령할 때보다 평생 1억 230만원의 연금을 더 받는다. 물론 오래 살수록 그 차이는 커질 것이 분명하다.

결국 조기노령연금의 손익은 얼마나 오래 사느냐에 달렸다는 얘기다. 문제는 수명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자신이 얼마나 살지 정확히 예측할 수만 있다면 이 같은 선택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과연 있을까? 이럴 때는 확률에 근거해 판단할 수밖에 없다. 참고로 우리나라 남성의 평균수명은 2016년 기준으로 79.3세에 달한다.

조기노령연금 중도에 취소할 수 있을까?

조기노령연금이 손해라면 이미 조기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해 9월 이전까지만 해도 조기노령연금 수급자는 중간에 마음이 바뀌더라도 국민연금에 재가입할 수 없었다. 국민연금공단은 다만 조기노령연금 수급자가 일을 해서 사업소득이나 근로소득이 일정 기준(2018년 기준 227만원)을 넘을 경우에만 강제로 지급 중지하고, 의무적으로 보험료를 내도록 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아예 소득이 없더라도 조기노령연금 수급을 자진 중단하고 ‘자발적 신청’으로 국민연금에 다시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조기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이 연금지급 정지를 신청하면 조기노령연금의 지급이 정지된다. 그리고 다시 국민연금의 가입대상이 되므로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으며, 노령연금 지급 신청 시 늘어난 가입기간을 합산 하여 재산정된 연금액을 지급받게 된다. 

NH농협은행 은퇴연구소

http://all100plan.com/2018-autumn-ga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