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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전략

국민연금 수익률의 비결은 무엇일까?

우리나라 국민 2명 중 1명은 가지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 흔하다는 성인병인 고혈압이나 당뇨는 아니다. 30세 이상 성인만 봤을 때 고혈압은 32%, 당뇨병은 11%가 가지고 있다. 두 비율을 합쳐도 절반이 안 된다. 그렇다면 자동차는 어떨까? 아쉽지만 역시 아니다. 우리나라 인구 대비 자동차의 비중은 42%다. 정답은 바로 국민연금이다. 우리나라 국민 2명 중 1명은 국민연금에 보험료를 내는 가입자이거나, 연금을 수령하는 수급자다.

세계 3대 기금으로 성장한 국민연금

그야말로 우리 중 절반의 노후를 책임지고 있는 국민연금이다. 그런 만큼 국민연금은 규모 면에서 세계 3대 기금으로 성장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연기금은 일본 정부연금으로 2016년 기준으로 약 1,600조원 규모다. 2위 노르웨이 정부연금펀드는 약 1,000조원에 이르는데, 이 펀드는 정부 재정을 지원할 뿐 직접 연금을 지급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사실상 전세계 연금 가운데에서는 일본에 뒤이어 2번째로 큰 규모라고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우리나라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의 규모는 560조원에 이른다.

국민연금의 운용목표는 노령연금 수령 연령(60~65세)에 도달한 고령자에게 꾸준히 연금을 지급하면서, 2,200만 가입자가 마련한 기금의 실질가치를 보전하는 것이다. 연금 지급과 가치보존, 우리가 연금저축이나 퇴직연금과 같은 노후자금을 운용할 때 목표와 같다. 그렇다면 연금투자에 관해 배워야 할 대상을 멀리서만 찾을 것이 아니라 국민연금이 어떻게 투자하고 있는지부터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국민연금에 대해 이런저런 걱정들이 많기는 하지만, 국민연금은 1988년 처음 설정된 이후 지금까지 연평균 수익률이 5.7%로 안정적인 운용수익을 거두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최근에 국민연금은 해외투자를 늘려가는 추세다. 2016년 말에는 국민연금의 해외자산이 151조원으로 늘어나면서, 전체 560조원의 자산 중 27%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과 산업별로 고르게 분산 투자하는 국민연금

국민연금이 운용중인 자산 가운데 해외투자의 비중이 가장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단연 주식이다. 국민연금의 해외주식투자는 2011년 20조원에서 2016년 86조원으로 늘어났다. 보유주식 가운데 해외 주식 비중은 2011년 24%에서 2016년 46%로 성장했다. 국민연금의 중장기 자산배분 전략에 따르면 앞으로 해외주식의 비중이 국내주식을 추월할 예정이다. 2021년까지 주식투자 가운데 해외주식의 비중을 55%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글로벌 주식시장 가운데 우리나라의 비중은 1.7% 수준에 불과하다. 나머지 98%의 주식투자 기회는 우리나라 밖인 해외에 있는 셈이다. 바꿔 말하면 국내 주식에만 투자하면 98%의 투자기회를 포기하고 1.7%에 집중투자 하는 것이다. 분산투자를 통해 투자위험을 줄인다는 관점에서 보면 해외투자는 이제 당연한 일이다.

국민연금의 해외주식투자를 지역별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북미지역이 5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뒤이어 유럽지역이 24%, 중국, 인도,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10%, 일본이 7%를 차지하고 있다. 언뜻 보면 북미와 유럽에 집중투자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MSCI ACWI 인덱스(Index)의 투자비중을 보면 국민연금의 해외투자비중과 거의 동일하다. MSCI ACWI는 선진국과 이머징 마켓 46개 국가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을 종합한 지수다. 현재 전세계 투자할 수 있는 주식을 시가총액에 따라 거의 모두 모아놓았다고 보면 된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해외주식을 산업별로도 살펴보자. 금융이 20%로 가장 높고, IT가 16%, 임의소비재 14%, 헬스케어 13% 등 산업별로 비교적 고르게 분산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만 투자했다면 산업별 배분이 어떻게 될까? 우리나라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IT 및 전기전자 업종이 30%나 된다. 금융업의 비중은 10%, 헬스케어 산업의 비중은 3%에 불과하다. 이렇게 국내주식시장에만 투자하면 어떤 산업은 집중투자 하기 쉬워져 그 산업의 등락에 따라 투자 성과가 좌우될 수 있다. 반면 다른 산업은 지나치게 적게 투자하게 된다. 앞으로 다른 산업이 성장하게 되면 그 산업에 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었던 과실을 얻지 못하게 된다.

국민연금의 해외 분산투자 성과는?

2016년 국민연금기금의 운용 수익률은 연 4.8%를 달성했다. 자산군 별로 보면 국내주식은 연 5.6%, 해외주식은 연 10.1%의 수익을 거두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3년간 성과를 살펴보면 국민연금이 해외분산투자 덕을 톡톡히 본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3년간 국내 주식의 수익률은 연 0.7%로 낮았던 반면, 해외주식에서 연 8.6%의 수익을 보았다. 국내주식투자로 얻지 못한 수익률을 해외에서 보충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국민연금이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거두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한 셈이다. 

우리나라 국민연금은 이제 세계 3대 연금으로 성장했다. 국민연금은 우리의 소중한 노후자금을 관리하기 위해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고 투자원칙에 충실한 운용을 추구한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 스스로 노후자금 투자를 어떻게 시작할지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울 때 국민연금을 참고하면 어떨까?

김대근·NH농협은행 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

http://all100plan.com/2018-winter-ga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