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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준비

금융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당신의 노후를 결정한다

당신의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재정적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평생을 자본주의 시스템 아래에서 살아가야 하는 한, 금융의 원리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특히 노후 준비를 위해 금융 지식을 제대로 쌓고, 실행하고, 자신의 것으로 익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 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1987년부터 20년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의장을 맡았던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의 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으면서도 금융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에는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우리 입장에서는 내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쉽지 않다.그렇다면 아래 문제를 한번 풀어보자.

<당신의 금융지식은 몇 점일까?>

1. 비과세 예금 계좌에 백만원을 복리 이자 2%로 5년 동안 입금해 둔다면, 5년 후 계좌의 잔고는 얼마일까?

① 110만원 이상 ② 110만원 ③ 110만원 이하

2. 예금 금리가 연 1%이고, 물가상승률이 연 2%라면, 1년 후 예금 계좌에 있는 돈으로는 현재보다 물건을

① 더 살 수 있다 ② 동일하게 살 수 있다 ③ 더 적게 살 수 있다

3. 한 회사의 주식을 사는 것은 통상적으로 주식형 펀드보다 더 안전하다

① 진실 ② 거짓

4.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은

① 오른다 ② 떨어진다 ③ 그대로다

5. 15년 만기 주택담보 대출의 경우 30년 만기 주택담보 대출보다 월 납부금은 더 많지만 납부해야 할 이자총액은 더 작다

① 진실 ② 거짓

정답은 ①, ③, ②, ②, ①이다.

위 5가지 문제는 실제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성인들의 금융 이해도를 측정하는데 활용되는 질문으로 실제 생활에 관련된 금융 개념들(복리, 실질 수익률, 투자 위험, 주택담보대출 이자, 채권 가격)을 다루고 있다 해서 ‘Big Five Question’라고 불리기도 한다.

다섯 문제를 전부 맞추었다면 당신의 금융 지식은 상위 25%안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매년 이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다섯 문제를 모두 다 맞힌 비중은 15%에 불과하다. 보다 더 기본적인 개념으로 분류되는 첫 세 문항의 경우 독일과 일본의 정답률은 각각 50%, 25%를 약간 넘는다.

우리나라에서는 ‘Big Five Question’ 대신 OECD 금융 이해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성인들의 경우 복리이자, 원리금, 대출 이자 등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금융 지식이 다른 나라에 비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첫 번째 문제와 동일한 복리 이자 계산을 묻는 질문의 경우 성인 정답률이 35%에 불과했다. 금융 생활의 기본이 되는 복리(1번), 실질 수익률(2번) 및 분산투자(3번) 등에 대한 개념이 약하다는 것은 오늘의 투자 결정이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 비교 분석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뜻이고, 이는 곧 장기 자산운용에서 큰 손실을 초래하는 치명적 실수를 저지르기 쉽다는 이야기가 된다.

은퇴 후 삶을 결정하는 금융 지식

길어진 노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재정적 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언제까지 일할 계획인지, 현재 자신의 재정 상태는 어떠한지 등 장기 재무계획 수립을 위한 여러 개인적 요인들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 외에도 자신이 금융 지식을 얼마나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금융 지식은 곧 수익률로 연결되고, 수익률은 노후 자금과 같은 장기자산운용에 있어 엄청난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금융 이해도와 경제적 성과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 온 와튼 스쿨의 올리비아 미첼(Olivia Mitchell) 교수에 따르면 금융 지식 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는 사람에 비해 연간 수익률이 1.3%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1억원을 10년간 투자할 경우, 금융 지식을 갖춘 투자자들의 경우 1,575만원 가량을 더 벌게 되는 셈이다. 투자 기간을 20년, 30년, 40년으로 확대해 보면, 각각 4,000만원, 7,300만원, 1억 2천만원을 더 벌게 된다. 노후자금이라면 은퇴 후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는 액수다.

개인연금은 물론 퇴직연금도 근로자 본인이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의 비중이 높이지고 있다. 또한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의 가입대상도 확대되어 이제는 공무원과 자영업자도 연금저축과 IRP계좌를 활용해 노후자금을 직접 운용할 수 있다. 순간의 투자 결정들이 자신의 노후를 결정하는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복잡하고 어려워 보인다고 남에게 맡겨 버리거나 외면해 버리기에는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클 수 있다. 노후자산관리는 소득이 발생하는 동안 내내, 또한 길어진 노후를 감안할 때 은퇴 후에도 계속해서 진행되어야 할 작업이다. 평생 활용할 금융지식을 갖추기 위한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금융을 공부하라. 그리고 빨리 시작하라

 런던 경영대학원의 앤드류 스콧(Andrew Scott) 교수는 이와 관련해 일과 관련된 지식을 공부하는 것처럼 금융 지식을 쌓아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금융에 관한 책이나 온라인 강좌 또는 세미나를 찾고, 공부하고, 실행해보고, 자신의 것으로 익히라는 것이다. 금융 지식은 용어 자체가 쉽지 않고, 개념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평생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살아가야 하는 한 우리는 일터에서 필요한 지식을 익히는 것처럼, 금융의 원리를 이해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금융 교육에 참가한 이후 금융지식 관련 질문에 대한 정답률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은퇴 목표 연령을 늦추는 등 실제적인 은퇴설계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지식을 늘리는 최선의 방법은 경험이다. 금융 지식의 수준은 실제 투자 경험에 비례해 높아진다. 저축과 투자를 가능한 일찍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다양한 금융 상품과 시장상황에 대한 경험은 축적된 금융 지식으로 쌓여 노후 자산관리에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공부하고 경험하라. 가능한 빨리 시작하라. 금융 지식의 복리효과가 당신의 노후를 바꾸어 놓을 것이다.

김대근·NH농협은행 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

http://all100plan.com/2018-winter-ga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