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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한 해의 분주함과 희망이 은빛바다로 눕는 강화도

분주하기만 했던 또 한 해의 마지막 달력이 지고 새로운 한 해의 희망이 교차하는 시기다. 이제 가는 해의 아쉬움은 아름다운 추억의 일기장에 고이 적어놓고 행복이 넘쳐나는 새로운 해를 차분하게 맞이할 때다. 따뜻한 온천에 몸을 녹이며 잠시 세상일을 잊고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휴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곳을 찾아 길을 떠나 본다.

여러 섬이 모여 한 몸을 이룬 강화도


광성보 성문

강화도는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큰 섬이다. 강화도가 이렇게 큰 섬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은 고려 고종 때 최우가 강화도로 천도한 이후 토지가 필요해 간척을 하면서부터다.

『고려사』에 강화도의 제포와 와포를 막아 좌둔전을 만들고, 이포와 초포를 막아 우둔전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특히 조선 후기 강화와 교동이 군사적 요충지가 된 후 굴곶언, 대청언 등 여러 곳이 축조되면서 오늘날의 강화도 형태가 되었다. 강화도 여행을 하면 바로 이런 들녘을 많이 보게 된다. 여행의 즐거움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차창 밖으로 스치는 넓은 논들이 한 때는 바다였고 백성의 식량을 위해 생긴 땅이라는 것을 알고 보니 감회가 새롭다.

고려왕도의 정취가 느껴지는 역사의 고장


강화도에서 가장 멋진 용두돈대

강화도에는 그 옛날 고려의 왕도답게 왕궁 터도 있고 방어시설인 ‘돈대’가 곳곳에 박혀있다. 조선 후기 쇄국정책의 여파로 인해 일어난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그리고 한일합방의 빌미를 준 강화도 조약 등 역사적 자취도 곳곳에 남아있다. 단군시대부터 내려오는 마니산 참성단과 유명한 전등사가 있고 마니산 아래 그리 알려지지 않은 정수사가 있다. 이곳 정수사 법당 꽃살무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살무늬로 정평이 나 있다.

북녘 땅과 마주하고 있는 강화평화전망대에 가면 개성 송악산을 보게 된다. 평화전망대는 민통선 안에 있어 출입증을 받고 들어가는 곳이라 조용한 시골길을 둘러보는 그런 호젓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 더 좋다.

육지에서 차로 갈 수 있는 최북단 섬, 교동도


교동도에서 바라본 교동대교

교동도는 강화도 서북쪽에 위치한 섬으로 북한 땅과 마주하고 있는 민통선지역이라 출입허가를 받아야 들어 갈 수 있다. 고려 인종 5년(1127년)에 창건된 최초 향교인 교동향교와 연산군 유배지가 있는 곳이다. 교동도는 아직도 옛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어 교동면 대룡시장에 가면 시간이 정지된 우리나라 60년대의 시장 모습을 그대로 볼 수가 있다. 대룡시장은 6·25때 연백군 주민들이 전쟁을 피해 잠시 피난 왔다가 돌아가지 못하고 생계를 위해 고향 연백시장을 본떠 만들었다고 한다.

강화도 가는 길 : 강화도는 북쪽 강화대교를 건너는 길과 남쪽 초지대교를 건너는 길이 있다. 당일로 여행을 끝마치고자 한다면 강화대교로 들어가 초지대교로 나오는 길을 권한다. 그래야 낙조를 보고 나오기 편하다.  

코스 : 하루코스 – 강화대교 고려궁지 평화전망대 고인돌-외포리젓갈시장 전등사 광성보 초지진 초지대교 1박2일코스 1일 – 강화대교 고려궁지
고인돌 평화전망대 교동도 석모도 보문사 미네랄 온천 / 2일 – 외포리젓갈시장 정수사 전등사 광성보 초지진 초지대교  

맛집 : 강화도 맛집은 아무래도 강화읍내 민속재래시장에 많이 포진되어 있다. 먹거리특화거리로 더미리장어마을(선원면 해안동로 일대), 선수벤댕이마을(선원면 해안남로 2845번길), 외포리꽃게마을(내가면 중앙로일대)이 있다.


간척으로 생긴 넓은 들녘

우리나라 3대 관음성지인 보문사가 있는 석모도


보문사 마애석불좌상

갑곶돈대 탱자나무 천연기념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석모도는 배를 타고 가야만 했다. 이제는 새로 연결된 연육교로 차를 타고 직접 갈 수 있는 곳이 되었다. 석모도에는 우리나라 3대 관음성지 중 한 곳인 보문사가 있다. 보문사 위 낙가산 중턱에 있는 마애석불좌상과 눈썹바위는 문화유산이다. 보문사 바로 아래 노천온천탕에서 바라보는 낙조는 일품이다.

온천장 주변에 들어선 펜션에 짐을 풀고 하룻밤을 묵으면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가는 해를 돌아보고 신년을 구상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더 없이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다음날 나오는 길에 외포리 젓갈시장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낙조로 유명한 또 한 곳은 강화도 마니산 서쪽 장화리해변이다. 이곳 낙조는 긴 갯벌 위로 펼쳐지는 은빛낙조로 유명하다.

이승현·시인 여행작가

http://all100plan.com/2018-winter-pi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