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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

도시와 다른 시골생활 엿보기

시골은 주변 환경이 도시와 다르다. 다른 만큼 삶의 형태가 낯설기도 하고, 생전 처음 겪는 일도 종종 생긴다. 그러므로 시골의 생활상을 미리 알아보고 귀촌하면 당황하거나 놀라는 일 없이 좀 더 여유롭게 적응해나갈 수 있다.

‘새 나라의 어린이’ 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질 만큼 시골 사람들은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이 점이 도시와 다른 제일 큰 특징이라 할 만하다. 이른 새벽부터 마당이나 거리를 비질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발소리나 자동차 시동 소리같이 생활 소음이 들리기도 한다. 밤에는 8~9시만 돼도 거리가 한산하고 인가는 깜깜하다. 
그다음은 농사를 업으로 하지 않더라도 대부분 텃밭을 가꿔 자급자족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농사꾼처럼 해가 뜨기 전부터 일하고 해가 지면 하루 일을 마감한다. 쌀은 물론이고 각종 잡곡과 웬만한 채소는 전부 기른다. 식탁에 오르는 농산물 모두 직접 키워 먹고, 김장에 필요한 배추와 무, 고추와 마늘·파 같은 양념거리도 스스로 농사짓기에 곳간이 넉넉하다.
고구마와 옥수수·땅콩 같은 간식거리도 직접 재배하는 집이 많다. 고수 같은 특수작물은 서로 나눠 먹기 때문에 정말 웬만한 푸성귀는 다 맛보고도 남는다. 생선과 육류 정도만 빼고 거의 다 자급하는 경우가 흔하다. 과일도 그렇다. 마당에 한두 종류의 과일나무가 있어 풍족하게 먹는다. 우리 마을만 해도 감이나 대추·자두·살구·매실 같은 과실수가 집집마다 두세 그루는 다 있다. 
여기에 봄부터 가을까지 나물과 과실이 지천에 널려 있다. 특히 수확 철에는 각종 이삭줍기를 하므로 그야말로 먹을 게 풍년이다. 귀촌하기 전에는 이삭줍기라 함은 쌀이나 보리 정도로만 알고 있다가 배추와 무·감자·고구마·파 등 모든 농산물과 약용작물을 수확한 뒤에 남은 것을 줍는 행위도 이삭줍기라고 해서 살짝 놀랐다. 
이삭줍기는 봄부터 가을철까지 다양하게 있어 부지런을 떨면 제철은 물론이고, 한겨울에도 종종 식탁에 올릴 수 있다. 특히 지역 특산품의 수확 철에는 그 이삭을 줍기 위해 트럭까지 몰고 올 정도로 인기다. 내가 사는 곳 주변에는 파밭이 꽤 많아 드넓은 밭에 파 이삭을 주우러 온 트럭과 일행이 수두룩하다. 최근에는 가을 이삭줍기를 축제로 연결해 즐기고자 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있는가 하면, 어느 곳은 이삭줍기를 가장해 절도범들이 기승을 부려 ‘이삭 줍는 것은 범죄’임을 알리는 현수막을 걸어두기도 한다.

아무 때나 확성기 소리 시끄럽다고요?

귀촌해서 맨 처음 맞닥뜨리는 낯선 문화는 마을 확성기 소리다. 새벽 6시 30분에 쿵쾅거리는 음악 소리라니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내 마을 방송임을 알고는 ‘아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도통 알아들을 수 없어 거부감이 들었다. 그러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신기하게도 확성기에서 나오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게 된다. 확성기 소리를 얼마나 빨리 알아듣느냐에 따라 시골 사람이 다 됐는지 아닌지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마을은 카톡이나 문자로 중요한 일을 알리기도 하고, 더러 확성기를 쓰기도 한다.

정보 알림판으로는 현수막이 대세!

주변의 정보는 대부분 현수막이나 전단지·벽보로 접한다. 시에서 전달하는 사항이나 중요 정책 등을 주민들에게 알리는 수단으로는 현수막만 한 게 없다. 합격과 진급, 각종 수상 등 즐겁고 기쁜 일도 현수막을 통해 알 수 있다. 또 각종 영업 개시를 알릴 때도 현수막이 나부낀다. 반경 10~20㎞ 이상 떨어진 곳까지 알릴 정도로 현수막의 활용도는 높다. 보이스피싱 피해 주의를 당부할 때도 유용하게 쓰일 뿐만 아니라 구인·구직에도 현수막을 이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전단지나 벽보 또한 여러 가지 정보를 알리는 용도로 사용된다.

시골 냄새와 불법 냄새를 구별하라

봄은 꽃 피는 계절임과 동시에 밭에 거름을 주는 계절이다. 이맘때면 밭에선 거름 냄새가 진동한다. 숙성이 잘된 거름 냄새는 어느 정도 시골 냄새라고 할 만하므로 익숙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어떤 이는 거름 냄새를 견디지 못해 도시로 돌아가기도 한다. 그런데 냄새를 넘어 악취가 심해 도저히 숨 쉴 수 없을 지경이라면 뭔가 ‘불법의 냄새’이므로 가까운 면사무소에 신고해 바로 잡아야 한다. 간혹 악취를 시골 냄새라고 오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분명 다르므로 구별해야 한다. 
또 봄이면 무언가 타는 냄새가 풍기곤 한다. 이는 오랫동안 논이나 밭두렁을 태우던 관습이 남아 여전히 ‘불 태우기’를 하기 때문이다. 시나 군에서 ‘불법 소각 근절’을 위해 애써도 병충해를 방제한다는 이유로 불을 내는 것이다. 사실 논·밭두렁 태우기는 해충보다 익충이 더 많이 사라져 득보다 실이 많고, 산불의 위험도 있어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이외에도 가정집에서 폐비닐이나 쓰레기를 자체 소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환경을 위해서라도 삼가야 한다.
    

남이영 〈귀촌에 투자하라〉 저자

http://all100plan.com/2021-autumn-sak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