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나의 말이 들려요?
대화에는 적어도 ‘나와 너’가 존재하는 2인 이상이 참여합니다. 효과적인 대화를 위해서는 대화의 중요한 구성 요소인 ‘나’에 대한 앎이 중요합니다. 내가 무엇을 관찰하고, 생각하고, 느끼고, 원했으며 그것을 행동으로 표현했는지 최대한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상대방에게 전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점 하나,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나의 ‘생각’에 대해 단정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꼭 확인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화를 잘하려면 먼저 자기에 대한 앎이 중요
많은 분들이 가까운 관계에서 대화의 어려움을 겪어 상담실을 찾아옵니다. 그리고 “대화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라고 묻습니다. 대화를 잘하려면 먼저 대화의 주체인 자신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아야 합니다. 그러고 난 다음 자기의 말이 상대방에게 잘 들릴 수 있도록 말해야 합니다. Sherod Miller와 PhyllisMiller(1997)가 쓴 책 대화의 기술(Core Communication)〉에 나오는 ‘자각의 수레바퀴(Awareness Wheel)’는 중요한, 혹은 갈등이 되는 문제들에 대해서 대화를 할 때 도움을 줍니다.
대화의 기술 1 자기에 대해 말하기
첫 번째, 자기에 대해서 말합니다. 주어로 1인칭인 ‘나’를 사용하여 자기가 어떻게 보고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했는지를 말합니다.
대화의 기술 2 관찰한 감각정보를 말하기
두 번째, 자신이 관찰한 감각정보(Sensory Data)를 기술합니다. 자신이 오감(五感)을 통해서 직접 관찰한 정보를 기술하는 것입니다. 되도록이면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했는가를 기술합니다. 예를 들면 “당신이 이번 주 내내 집에 늦게 들어왔잖아요!”라고 말하는 대신 “당신이 이번 주에 월요일, 수요일 그리고 목요일 3일을 저녁 10시 넘어서 귀가하는 것을 보았어요.”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대화의 기술 3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세 번째, 자신의 사고(Thoughts)를 기술합니다. 자신이 관찰한 감각정보를 가지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혹은 어떤 해석을 했는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때 우리의 생각 혹은 해석은 자신이 자라온 가족, 문화, 연령, 교육, 가치관, 기대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행동, 즉 자신이 관찰한 감각정보에 대해 각자 다른 해석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식사시간 코를 푸는 행위’가 한국 사람에게는 매우 무례한 행동으로 해석되지만, 미국에서는 무례하다고 해석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효과적인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자각의 수레바퀴의 세 번째 단계인 ‘사고(Thoughts)’에 있어서 개방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자신의 생각 혹은 해석이 틀릴 수 있음에 대해서 열려 있어야 합니다. 항상 1%라도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자신의 생각 혹은 해석이 맞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사고에서 개방성을 기르는 데는 많은 훈련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당신이 가정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니까 지난주 내내 집에 늦게 들어온 거잖아요!”라고 단정해서 말하는 대신 “당신이 지난주 월, 수, 목 3일을 저녁 10시 이후 귀가하는 것을 보고 저는 당신이 가정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대화의 기술 4 자신의 감정을 말하기
네 번째, 자신의 감정을 기술합니다. 자신이 관찰한 감각정보를 가지고 생각을 하고, 그 생각으로 인해 생기는 감정을 말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당신이 가정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니 지난주 집에 늦게 들어온 거잖아요!”라고 단정해 말하면서 화를 내는 대신, “당신이 지난주 월, 수, 목 3일을 저녁 10시 이후 귀가하는 것을 보면서 저는 당신이 가정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화가 났어요.”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평소에 감정을 억압하는 사람은 감정을 알아차리고 말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말로 표현하는 데 많은 훈련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대화의 기술 5 자신의 원함을 말하기
다섯 번째, 자신의 원함을 기술합니다. 자신의 감각정보, 사고, 느낌을 기술한 후 무엇을 원했는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위해, 다른 사람을 위해 혹은 그 외 그 문제와 관련되어 있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원했는지를 말합니다. 예를 들면 “내가 속상해 하는 거 안 보여요?” 혹은 “내가 뭘 원하는지 몰라요.?”라고 상대방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나의 속상한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랐어요.” 혹은 “내가 가족을 위해서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지 당신과 아이들이 알아주기를 바다섯 번째, 자신의 원함을 기술합니다. 자신의 감각정보, 사고, 느낌을 기술한 후 무엇을 원했는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위해, 다른 사람을 위해 혹은 그 외 그 문제와 관련되어 있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원했는지를 말합니다. 예를 들면 “내가 속상해 하는 거 안 보여요?” 혹은 “내가 뭘 원하는지 몰라요.?”라고 상대방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나의 속상한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랐어요.” 혹은 “내가 가족을 위해서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지 당신과 아이들이 알아주기를 바랐어요.”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기 원함을 드러내놓고 대화를 하면 상대방은 방어를 풀고 열린 마음으로 듣게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나의 원함을 명확히 알기에 나의 원함에 대해 상대방과의 협상이 훨씬 수월해질 수 있습니다.
대화의 기술 6 자신의 행동을 말하기
여섯 번째, 자신이 취한 행동을 기술합니다. 자신의 원함을 위해 자신이 무슨 행동을 취했는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당신이 내가 얼마나 속상했는지 알아주기를 바라서 오늘 아침 당신이 출근할 때 모른 척했어요.”, “내가 얼마나 가족을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는지 알아주기를 바라서 어제 화를 내고 집을 나갔어요.”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하게 기억해야 할 점은 상대방에게는 나의 사고, 느낌, 원함 이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드러난 나의 행동만이 상대방에게는 감각정보로 관찰된다는 점입니다. 대화의 주체인 내가 명확히 말해주지 않는 한 상대방은 내가 왜 화를 냈는지 혹은 왜 집을 나갔는지 혹은 왜 모른 척했는지를 모릅니다. 다만 화를 내고 집을 나가고 모른 척한 나의 행동만 상대방에게 감각정보로 관찰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신화(Myths) 중 하나가 상대방이 나를 사랑하면 내가 말을 안 해도 안다고 믿는 것입니다. 그러나 말을 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모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말을 해도 못 알아듣기 때문입니다.
글 한영혜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